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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93-Esk River에스크 강을 따라서 보낸 하루

by 프라우지니 2018.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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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낚시할 강 목록”에는 없는 강이었지만, 남편은 오늘 하루 에스크강에서 보냈습니다. 강의 상류,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 강어귀까지 보게 되겠죠.

 

 

 

평소에 말이 없는 남편이 이런 자세한 설명을 해준 것은 아니구요.

 

우연히 만난 강이지만 남편의 절대 그냥 지나칠 리 없으니 대충 짐작만 했었습니다.

홀리데이파크가 있는 에스크데일에서는 강의 위, 아래를 다 갈 수 있는 위치였거든요.

 

 

 

오늘 남편이 매일 먹는 빵 대신에 Palatschinke 팔라친케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 음식인 Crepe 크레페로 알려진 이것이 프랑스에만 있는 것은 아니죠. 독일에서는 pankuchen 판쿠켄 으로 불리고, 오스트리아에서는 Palatschinke 팔라친케라고 불립니다.

 

만드는 방법은 참 간단한데..

밀가루, 달걀, 우유, 약간의 소금이면 됩니다.

반죽을 물이 아닌 달걀과 우유로 하는 것이 우리네 부침이랑 조금 다릅니다.

 

팬에 아주 소량의 기름을 두르고 반죽은 아주 적게 넣어서 얇게 부치는 것이 포인트죠.

보통 오스트리아에서는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많이 주문되는 종류입니다.

 

얇게 부친 팔라친케에 잼을 발라서 김밥 말듯이 둘둘 말아서..

위에 파우더슈거를 뿌리면 한 개에 3유로정도의 디저트가 되는 거죠.

 

평소에도 잘 안 해 먹는 음식이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죠.

아마도 이날 남편이 그랬나 봅니다.

 

 

 

남편은 금방 한 팔라친케에 잼을 발라서 먹고, 마눌은 지난번에 심하게 많이 따서 두고두고 잘 먹고 있는 복숭아를 잼 바르고 그 위에 얇게 썰어서 올렸습니다.^^

 

남편은 딱 한번 먹을 분량만 만든지라, 딱 4장 부쳐서 둘이서 나눠먹었습니다.

이왕에 부치는 거 한 열댓장 부쳐서 두고두고 먹으면 좋은디..

 

간만에 먹으면서 배부르게 먹지는 못한 팔라친케입니다.^^;

 

마눌은 뭘 먹던지 일단 배 채우는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형입니다.

대신에 배가 부르면 뭘 줘도 사양하죠.^^

 

 

 

홀리데이파크를 나와서는 에스크강의 상류를 따라 이동 중입니다.

별로 크지도 않고 인지도도 별로 없는 거 같은 강이지만 남편은 열심입니다.

 

낚시 포인트 사인이 보이면 차에서 내려서 직접 내려가 확인하고 사진도 찍습니다.

 

 

 

더 안으로 들어갈수록 물은 조금씩 적어지는 듯 하고,

사람 대신에 다른 것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낚시 포인트로 가는 길에 한가로이 놀고 있는 말도 보이고, 야생 칠면조도 보입니다.

 

뛰어다니는 칠면조를 잡지도 못하지만, 잡았다고 해도 죽일 줄도 모르니..

그냥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말 같은 경우는 대부분 근처 농장 소속이지만,

정말 야생 말도 있다는 것이 제가 그동안 주어들은 “카더라” 통신입니다.^^

 

 

 

우리가 갈수 있는 길의 끝까지 왔습니다.

여기는 사유지라는 사인이 우리를 반기고 있습니다.

 

사실 사유지는 개인의 의사에 따라서 외부인을 못 들어오게 해도 상관이 없지만..

 

뉴질랜드사람들은 아직 순박하고 인정이 많은지라 사유지임에도 이렇게 외부인의 입장을 허용합니다.

 

이곳에 소풍(물놀이)이나 낚시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환영하지만,

이곳에서는 캠핑(노숙) -특히 모닥불 피우는 것 안 되고, 총 쏘는 것(사냥꾼)과 개는 불허.

 

보통 사냥꾼들이 개를 데리고 다니죠.

내 사유지에 누군가가 와서 공짜로 캠핑 하는 건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죠.

 

캠핑은 홀리데이파크에 가서 돈 내고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유지에서 허가 하는 것만 해야지, 안 그랬다가는 고소를 당할 수도 있지요.^^;

 

 

 

사유지 건물 옆으로 흘러가는 에스크 강입니다.

 

낚시간 남편 기다리기 심심해서 마눌도 사유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도로의 끝까지 온 정말 변두리인데, 이곳까지 카누나 배 같은걸 타고 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상류 쪽으로 올라간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어집니다.

 

남편을 기다리면 초반에는 근처를 한 바퀴 돌면서 지형을 익히고, 그다음에는 책을 읽습니다.

 

주위가 위험해 보이면 차안에 문 꼭 담그고 창문만 빼꼼이 열고 있지만, 나름 안전하다 싶으면 의자까지 그늘진 곳에 내놓고 나 혼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늘 아래 있으면 아무리 더운 날도 선선한 것이 왔다~입니다.^^

 

 

 

강의 시작인 상류에서부터 바다와 만나는 강어귀까지입니다.

 

에스크강의 막다른 길까지 가서 상류에서 낚시한 남편이 강을 마감하는 곳은 강어귀.

(가끔 강어귀에서 시작해서 상류로 갈 때도 있습니다.)

 

강어귀낚시는 남편이 좋아하는 곳인데, 에스크 강어귀는 낚시가 불가능한곳입니다.

 

강어귀는 물이 깊고 조금 넓어야 강과 바다의 고기들이 물때를 맞춰서 오거니 가거니 하는데...

 

이렇게 물이 얕게 흘러가면 바다의 고기가 강으로 올라오기 힘드니 포기하고 다른 강으로 갈거 같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의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콘티키”로 고기를 잡는 부자를 해변에서 만났습니다.

 

무거운  낚싯대를 무식하게 던졌다 감았다 할 필요 없이 콘티키의 20여개 되는 후크에 미끼들을 줄줄이 달아서 바다에 보내놨다가 2시간 후에 다시 수거하면 고기가 잡히니 별로 수고 안 해도 되는 고기 잡는 기계입니다.

 

바다 근처에 살면서 생선을 좋아하는 키위라면 꼭 하나 장만해야 하는 거죠.

 

단, 3000불 넘는 가격이 조금 문제라면 문제지만,

이런 것도 알아보면 중고로 살 수 있을 거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콘티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저는 생선 먹는 걸 좋아만 할 뿐 살아서 팔딱 거리는 생물은 죽이지도 못하는 아낙입니다.

 

살아있는 생선이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질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콘티키는 볼 때마다 탐이 나는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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