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 안에 뉴질랜드를 후다닥 보고 가는 관광객이라면,
그저 뉴질랜드의 멋진 풍경과 친절한 사람들만 보고 좋은 기억만 담아갔겠지만..
우리는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여행자들이 안 가는 변두리로도 꽤 많이 다니는지라,
뉴질랜드의 현실과 문제점에 곧잘 마주칩니다.
뉴질랜드의 큰 도시에서야 덜하겠지만, 변두리로 빠질수록 아무데나 버려진 쓰레기들이 엄청납니다. 남아있는 스프링의 모양을 봐서는 이곳에서 침대 매트리스도 태웠던 모양입니다.
매트리스를 갖다 버리려면 돈이 드니 외진 이곳에 가지고 와서 태우고 간 것 같고,
캠핑을 하면서 술을 마셨던 것인지, 캠프파이어 한 곳에서 수북이 쌓여있는 유리병들.
와서 캠핑까지 하면서 버리고 간 쓰레기는 키위(뉴질랜드사람)들이 갖다 버렸겠지만,
버린 사람이 굳이 내국인만은 아닌 거 같은 쓰레기들도 엄청납니다.
길을 달리다보면 길옆으로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이 엄청납니다.
패스트푸드 음료수 병, 햄버거 쌌던 종이, 플라스틱 빵, 과자봉지 등등등.
여행자들도 달리는 차 안에서 그냥 창밖으로 살짝 놔주시면,
바람을 타고 다니다가 길 옆에 자리를 잡는 거죠.
남편의 보려는 강 때문에 종종 도로 옆 빈 공터에 주차를 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보게 되는 이런 사인들.
“쓰레기를 갖다버리다가 적발이 되면 고소를 당한다.“
이렇게 써놔도 깜깜할 때 와서 버리고 가면 아무도 모르는 거죠.
시골의 변두리에 CCTV가 있을 리 만무하니 말이죠.
사람들이 갖다버리는 건 쓰레기들은 품목도 다양, 크기도 다양합니다.
유해물질이 들어있던 플라스틱 통을 갖다 버리기도 하고, 커다란 냉장고를 버리기도 하고, 이런저런 갖다버리기 골치 아픈 큰 쓰레기들을 길옆 공터에 가지고 와서 아래로 그냥 굴려버리는 모양입니다.
전에 주어들은 이야기로는 뉴질랜드도 가전제품 같은 걸 버릴 때는 돈을 따로 내야한다고 들은 거 같기도 하고, 그 금액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던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남아 있습니다.
눈만 돌리면 보이는 이런 쓰레기 때문에 남편과 마눌이 나란히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본 적도 있습니다.
“왜 키위들은 쓰레기를 이렇게 아무데나 버리는 거야?” 자연보호도 모르나?“
“자연보호를 몰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버리려면 돈이 드니까 그러는거겠지.”
“쓰레기 버리다 적발이 되면 고소당하잖아.”
“한밤에 버리면 누가 알아, 살짝 버리고 가는 거지.”
“그러다 뉴질랜드가 쓰레기 천국이 되는 건 아닌지 몰라.”
"여기도 시스템을 바꿔야지.“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인데 이걸 어디에 이야기하남?”
“DOC(자연보호부)에 이멜을 보내면 될 거 같기도 한데..”
부부가 심도 깊게 고민했던 뉴질랜드의 쓰레기 해결책은 그저 부부의 대화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아내도 DOC에 이멜은 보내지 않았거든요.^^;
뉴질랜드의 자연을 보러 오는 여행자들도 뉴질랜드의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먹고 난 음식봉투를 차 밖으로 그냥 날려 보내지 마시고, 차 안에 비닐봉투 하나 여유분으로 준비하신 후에 차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쓰레기는 이 안에 넣어두었다가 쓰레기통을 만나면 그 안에 넣어주시기 바립니다.
외국인들도 뉴질랜드의 자연을 보호하는걸 알게 된다면.. 키위(뉴질랜드사람)들도 따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뉴질랜드 길 위에 사는 여행자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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