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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 몰래 내가 마당에 뿌려놓은 것,야생 루콜라

by 프라우지니 2017.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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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거리나 들에서는 우리가 먹는 나물들을 자주 만납니다.

 

어떤 것들은 한국의 밭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들도 있는지라,

가끔은 혼자서 갸우뚱도 했습니다.

 

“저것이 잡초였나?”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은 거리나 트램(전차)이 다니는 철로 변에 자라납니다.

하얀 메밀꽃, 노란 유채꽃. 카모마일 꽃 그 외 여러 가지를 거리에서 만납니다.

 

 

 

동네 슈퍼를 오가면서 계속해서 봐왔던 모퉁이의 잡초(?)

 

어디선가 본적은 있는지라 절대 잡초가 아닌 것은 알겠는데..

거리에서 이렇게나 무성하게 피어있습니다.

 

 

 

거리에 피어있는 건 사람들의 눈도 있고, 자전거로 이동 중인지라 내리기도 힘들고..

 

그냥 지나쳤는데, 우리 주택단지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도 같은 노란 꽃이 피어있는지라,

어떤 종류인데 이리 눈에 익은 것인지 확인을 안할 수가 없죠.

 

그래서 확인 해 봤습니다.

도대체 이 노란 꽃의 정체는 무엇인지..

 

 

 

노란 꽃줄기에 달려있는 잎을 뜯어보니 많이 보던 모양새입니다.

 

살짝 비벼서 코끝에 냄새를 맡아보니 약간 매콤한 향이 나는 것이..

루. 콜. 라입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에 보면 꽤 자주 등장하는 샐러드 종류죠.

 

슈퍼에서는 200g단위로 팔고 있는 값비싼 샐러드인데, 거리 곳곳에서 이렇게 마구 자라는 태생이 저렴한 녀석들인 줄은 몰랐습니다.

 

마음 같아서야 마구 뜯어다가 샐러드로 먹고 싶지만..

 

거리에서 매연을 먹고 자란 녀석은 공해 때문에 안 되고, 동네 놀이터 구석에서 자라고 있는 녀석들도 동네 개들이 공중화장실 지역인지라 안 되니 다음번을 기약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동네 루콜라 꽃이 피고 지고, 씨가 여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씨들을 마당에 뿌려놓으면 마음껏 뜯어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죠.

 

콩깍지처럼 깍지 안에 씨가 맺히는 루콜라 씨를 밖에 나갔다 들어 올 때마다 한 번씩 훓어가지고 와서는 집의 마당 여기저기에 살짝 씨앗들을 뿌려놓습니다.

 

우리 집 마당이야 오가는 개들도 없고, 농약 안전지대이니 여기서 자라는 루콜라는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죠.

 

혹시나 시아버지가 잡초인줄 알고 뽑아버리실까봐 일부러 마당의 구석구석에 뿌렸습니다.

 

시아버지는 루콜라를 잘 모르실테고, 또 매콤한 루콜라를 안 좋아하실 수도 있는지라,

루콜라가 어느 정도까지 자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아주 작은 크기의 씨앗인지라 마당의 여기저기에 뿌려놨다고 해도 이것들이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그때까지 시아버지께는 비밀입니다.

마당의 구석구석에 며느리가 밖에서 가져온 루콜라 씨를 뿌려놨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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