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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28-얼떨결에 공짜로 머문 Trout Pools Road 노숙

by 프라우지니 2017.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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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얼떨결에 하룻밤 머물렀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캡처했습니다.

 

위치는 로토이티 호수의 변두리인 오케레 폭포.

 

낚시꾼을 남편으로 준덕에 우리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숙박을 하기도 합니다.

이곳이 바로 그런 곳 중에 하나였죠.^^;

 

 

 

우리가 어제 온 곳이 바로 이곳이었죠.

남편이 낚시하는 동안 마눌은 혼자서 강옆을 오가며 산책을 즐겼고,

 

 

 

그 후, 주차장에 있는 우리 집(차)안에서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물놀이를 끝내고 다시 돌아가는 카약커들을 만났습니다.

 

배낭여행자로 보이는 청년들은 카약을 싣고서 다시 길을 떠나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오자마자 차안으로 들어가서 대기하고,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들은 카약을 다시 차안으로 넣느라 부산을 떨고.

남편이 없어도 볼거리는 충분한 곳입니다.^^

 

 

 

낚시 간 남편을 기다리며 보낸 날만큼 혼자서 본 석양도 많았지만..

보는 장소에 따라서 매번 달라지는 풍경은 근사합니다.

 

마눌이 보는 석양과는 다르겠지만, 남편 또한 낚시하면서 그 만의 석양을 보겠지요.

남편은 날씨가 어두워지고도 한참이 지난 다음에 송어 한 마리를 들고 돌아오셨습니다.^^

 

 

 

다시 이동하기에는 너무 늦은지라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주차장이면서도 숙박이 가능한 캠핑장이기도 하거든요.

 

이곳의 캠핑장은 1박에 8불이라는 정보를 주워듣기는 했는데..

주차장 어디에도 “숙박비를 넣는 봉투”는 없습니다.

 

가격표는 누군가가 떼어냈고, 숙박기록을 적어서 내는 종이가 있는 곳에는 쓰레기만 가득.

돈을 내고 싶어서 금액도, 방법도 모르겠습니다.^^;

 

안전한 홀리데이 파크나 캠핑장이 아닌 거리의 노숙을 할 때는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물론 우리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을 하지만, 안전은 우리가 알아서 지켜야죠.

 

자정이 다 되갈 무렵에 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랐습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부부는 항상 논쟁을 시작합니다.

 

“남편, 빨리 운전석에 가서 앉아. 여차하면 출발해야지.”

“무슨 소리야, 커튼 꼭꼭 치고 기다려야지.”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커튼까지 치고, 괴한이 유리창 깰 때까지 기다리남?

위험에 대처하려면 뭘 봐야 대처를 할 거 아니야.“

“그래도 일단은 기다려봐.”

 

매번 같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부부의 입장은 일관적입니다.^^;

 

결국 마눌이 용감하게 커튼을 열고서 밖을 내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녀석의 등장입니다.

 

 

 

눈이 레이저 나오는 포섬(주머니 쥐)이 휴지통을 뒤지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녀석 가까이에 가도 녀석은 도망가는 대신에 열심히 휴지통을 뒤지고 있습니다.

 

포섬은 뉴질랜드에서 “멸종 돼야 할 동물”로 분류가 되는 녀석들인데,

실제로 만나면 귀엽기까지 한 녀석들이랍니다.

 

 

 

밖에서 소리 날 때는 커튼치고 안에서 “꼼짝 마라”로 있어야 한다고 하던 남편 이였는데..

눈으로 레이저를 쏘는 녀석이 포섬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남편이 포섬 곁으로 갑니다.

 

이 녀석은 배가 많이 고팠는지, 사람이 오는데도 휴지통에서 멀리 떠나지 않습니다.

배고픈 야생동물에게는 인간들이 먹다가 버린 휴지통의 음식들이 뷔페식당이 되는 모양입니다.

 

이곳 주차장에서의 돈 내고 싶어도 못 내고 하는 숙박이,

우리에게 밤이면 레이저 쏘는 포섬이란 녀석을 만나게 해줬습니다.

 

 

 

이곳에 우리 차만 있었다면 밤이 늦었어도 그냥 출발했을 텐데..

날이 어두워지고 이곳에 잠을 자러 들어온 차 한 대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 차를 의지해서 하룻밤 함께 머물렀습니다.

 

차의 앞쪽에 빨간 날개가 달린 것을 봐서는 키위(뉴질랜드 사람)인거 같은데, 늦게 와서 우리가 떠날 때 까지 차 밖으로 나오는 걸 못 봐서 인사는 못하고 출발했네요.

 

남편은 동이 트자마자 다시 트라웃 풀스(송어 풀장)로 아침 낚시를 갔었지만,

송어들이 아직 잠을 잘 시간이지 소득 없이 아침 낚시를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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