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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두바이 이야기

언니가 준돈으로 한것들

by 프라우지니 201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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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행을 다닐 때 저는 따로 돈을 챙기지 않습니다.

다 남편이 계산을 하죠. 그래서 다 남편 맘입니다.

 

자기가 사고 싶은 건 다 사면서 마눌이 사고 싶은 건 투쟁을 해야 사주죠.

 

마눌이 돈을 따로 가져간다고 해도 그럴 필요 없다고 하니 평소에는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언니를 만나고 오는 길에 들린 곳이고,

언니가 두바이가면 볼 것 보라고 챙겨준 돈이 있었습니다.

 

 

 

두바이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의 현금인출기에서 두비이 디람을 찾아서 가지고 있었지만,

그건 남편이 맘대로 쓸 수 있는 남편 돈 인거죠.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그래서 언니가 준 돈 중에 일부를 환전했습니다.

 

나도 디람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보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도 다 사기로 했습니다.^^

 

 

 

두바이 시내를 오락가락 하면 보게 되는 저 야자나무 동네.

 

아틀란티스라고 불리는 동네에 가고 싶다고 하니 남편이 하는 말.

 

“저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일 권으로 안 돼, 따로 표를 사야해.”

“사면되잖아. 가자!”

“가봐야 볼 것도 없어.”

 

가본 사람은 볼 것이 없다고 하지만 가보지 못한 사람은 궁금하죠.

나도 가 본 다음에 “가봐야 볼 것도 없더라” 하게 될지언정 궁금합니다.

 

내가 이 동네 돈이 없을 때는 안 간다는 인간 가자고 열심히 꼬셔보겠지만..

지금은 돈이 있으니 내 맘 대로죠.^^

 

“나는 저기 갈 꺼야. 당신은 어떡할래?”

“.....”

“갈 꺼야? 아님 따로 다닐래?”

 

(절대 떨어지지 않는)물귀신인 남편에게 따로 다니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죠.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남편이 묻습니다.

 

“당신이 낼래?”

“알았어. 내가 낼께!”

 

그렇게 합의를 본 후에야 야자수 동네로 놀러갑니다.

 

 

 

1인 왕복요금 25 디람, 둘이니 50디람.

싼 요금은 아니지만 다음번에 또 오라는 보장은 없으니 볼 수 있는 건 챙겨보면 좋죠.^^

 

이 아틀란티스용 왕복표는 기념으로 갖고 오려고 했었는데, 역에서 직원이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거 내가 가져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니 “재활용”해야 한다나요?

 

이 차표는 계속해서 팔고, 다시 사용하고를 반복하는 모양입니다.

 

 

 

아틀란티스로 가는 모노레일 안입니다.

 

하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일이랑 같이 타는 바람에,

모노레일 안은 중국어가 난무하는 시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서서가도 걸리는 시간이 얼마 안 되는 거리인지라 우리는 서서 창밖만 열심히 봤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가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이렇습니다.

 

저기 집 뒤로 보이는 것이 the palm Jumeirah 더 팜 쥬메이라 (야자수) 마을 중에 한 곳인 거죠.

 

집집마다 해변에 내놓은 선탠용 침대들이 보입니다.

선탠은 백인전유물인데, 이동에는 다 백인이 산다는 이야기인 것인지..

 

 

 

집들이 들어차있는 중간 중간에 있는 바닷물.

 

야자수 마을에는 단층건물만 짓는 줄 알았는데, 저기 새로 짓고 있는 동네는 고층건물입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보는 야자수 마을은 생각보다 별로입니다.

집들인가 싶으면 중간에 바닷물이 보이고, 그러다 또 집에 보이고, 또 바닷물.

 

그러다 보면 종점에 도착 하는 거죠.

 

 

 

처음 보면 아! 소리가 절로 나는 Atlantis the Palm 아틀란티스 더 팜 건물입니다.

 

“내가 저 건물을 보려고 50디람을 썼나부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같은 건물인데 내가 찍은 사진과 TV에서 보는 사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저 뒤에 보이는 더 팜 주메이라(야자수 마을)를 지나쳐서 아틀란티스 더 팜(구멍뚫인 호텔)까지 오는 거죠.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해변으로 나와서 해변을 오락가락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남들이 하는 것처럼 했습니다.^^;

 

 

 

이곳에는 호텔, 워터파크, 수족관, 수영센터에 다양한 식당들까지.

돈만 있으면 하루종일 하고, 놀고, 먹을거리는 풍성한 곳입니다.

 

 

 

우리도 여기 오는 모든 관광객들이 가는 곳인 듯 보이는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인공미 넘치게 만들어놓은 산책로 옆으로는 다양한 푸드 트럭들이 관광객을 유혹합니다.

 

메뉴도 다양하고 앉을 의자들도 다양하게 준비해놓고는,

관광객들의 앉기를 기다리는 장사꾼들입니다.

 

 

 

이곳을 걷다보니 저런 투어버스도 보게 됩니다.

 

하루 200디람이 넘는 금액인지라 서민은 절대 못 탈 거 같은 버스인데,

이용객은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는 하루 교통권 20 디람에 여기까지 오는데 왕복 25디람, 하루 45디람이면 만족하는데,

저 버스를 타려면 하루 200 디람이 넘는지라, 우리같이 알뜰한 관광객용은 아닙니다.^^;

 

 

 

해변 옆의 크레스켄트 로드를 쭉 따라 걸어가면서 푸드 트럭들을 구경하고는 길옆에 볼 아무것도 없으면.. 다시 뒤돌아서 푸드 트럭들을 구경하고. 그렇게 해변 산책을 끝냈습니다.

 

역시나 남편 말대로 별로 볼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모노레일 타고 가서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건물 구경하고, 해변만 걸었네요.

그렇게 언니가 준돈으로 내가 보고 싶은 것 하나를 봤습니다.

 

 

 

다음날 시장에 갔다가 들어가게 상점에 수많은 된 옷가게들.

 

갑자기 남편이 내 옆구리를 꾹 찌르면서 한마디 합니다.

 

“엄마랑 동생(시누이) 선물 사야지.”

 

 

 

얼떨결에 시어머니와 시누이 선물을 샀습니다.

 

“아니 왜 울 언니가 나 쓰라고 준돈으로 내가 시댁식구 선물을 사야하는데?

시댁에서는 내가 울 언니 만나러 간다고 준거 아무것도 없거든.”

“...”

 

아무 말 없습니다.

 

자기 엄마랑 동생 선물은 자기가 사야지 마눌이 돈 있다고 마눌한테 떠넘기면 안 되는 거죠.

평소에 돈을 안 가지고 다니는 마눌한테 돈이 있으니 총을 쏘신 것인지..

 

내 돈으로 샀으면 그러려니 할 수 도 있는 일인데.. 물가 비싼 두바이에 간다고 울 언니가 먹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보라고 챙겨준 나에게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돈인데..

 

왜 그걸로 시엄마와 시누이 선물을 사라고 한 것인지 남편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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