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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캠핑장에서 내 자리에 대한 권리를 말하다.

by 프라우지니 201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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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관광지는 “성수기”, “비수기” 딱 2개로 나뉘어서 요금이 달라지지만, 유럽의 관광지는 한국보다는 조금 더 상세하게 요금이 나눠집니다.

 

성수기도 몇 단계로 나뉘어서 요금이 달라지죠!

저희가 자주 가는 크로아티아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여름휴가 관광지입니다.

 

유럽에서도 “청정바다”로 손꼽히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는 유럽 사람들의 여름휴가지인“이탈리아”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는 것!

 

 

 

 

저희가 자주 가는 Kamp Stupice 캠프 스튜피체

( 저희가 크로아티아 말은 몰라서 그냥 우리 맘대로 독일식 발음으로 읽습니다.^^;)

 

이곳에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성수기에도 여러 가지의 요금체계가 있습니다.

 

4가지 시즌으로 나뉘어져서 요금이 다양하죠! 캠핑장의 가격도 그냥 뭉탱이로 요금이 책정되는 것이 아니고, 차+텐트 혹은 캠퍼밴 이 들어가는 자리 요금에 사람 1인당 따로 돈을 내야합니다.

 

자리요금도 차 1대와 텐트 하나만 가능합니다.

추가로 차나 텐트가 들어가면 추가요금을 내야하고, 애완동물도 요금을 내야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이번에 낸 요금은 A시즌인 9월의 요금으로 저희는 A형 크기 10.10유로의 자리를 선택했지만, 바다 바로 옆의 자리는 20%가 추가되니 12.10유로를 내야하고, 1인당 4.60유로 2명. 이렇게 해서 저희가 1박에 내는 요금은 21.30유로입니다.

 

거기에 크로아티아는 숙박업소에서 관광객세금을 따로 받습니다.

매일 1인단 1유로씩 내야합니다. 결국 저희는 23.30유로를 내야합니다.

 

 

 

 

저희가 선택한 자리는 T41로 오렌지색은 A자리이고, 바닷가이니 20%요금추가!

그렇게 우리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닷가 바로 옆에 말이죠.

 

 

 

 

 

그렇게 바닷가 옆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바다를 감상하고 있는데...

뚜뚜뚜... 저희의 전망을 가로막는 저. 것. 은.

 

우리 앞에 차를 주차한 젊은이들의 행동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아마도 저기서 자리를 잡을듯합니다.

 

안될 말 인거죠! 우리의 조망권을 방해하다니..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젊은이들에게 가려고 하니 남편이 말립니다.

 

“가지마, 자기네들이 알아서 갈 꺼야.”

“언제? 언제 가는데?”

“알아서 가겠지!”

“무슨 소리야? 바다가 보이는 이 자리는 우리가 20%나 더 내는데..”

“그래도 하지 마! 하려면 내가 간 다음에 해!”

 

아하! 일본사람 비슷한 민족성인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인 이렇게 대놓고 따지는 거 싫어합니다. 마눌이 얼굴 붉힐 상황을 만들 거 같으니 얼른 도망가겠다는 말 인거죠.

 

남편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얼른 앞에 주차한 젊은이들에게 뛰어갔습니다.

정말로 자리를 잡기 전에 얼른 해결해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일단 자동차의 번호판을 보니 독일인들입니다.  독일어로 대화가 가능하지는 하지만, 외국인 아낙이 따지는데 그것도 버벅이는 독일어도 하는 것보다는 나도 외국어, 상대방도 외국어인 영어로 하는 것이 남편에게 전에 들었던 조언 이였습니다.

 

일단 영어로 말을 텄습니다.

 

“당신들 여기에서 캠핑하려고요?”

“네, 우리 여기서 캠핑할껀데요?”

“우리 자리가 바로 저 뒤거든요. 저희는 바닷가 옆자리라고 요금을 20%나 더 내는데..

당신들이 여기에서 캠핑을 하게 되면 우리의 조망권을 박탈당하게 되거든요.“

 

동양아낙이 와서 따지니 나랑 대화하던 청년에 앞에 청년에게 독일어로 애기를 합니다.

 

“들었어? 이 여자가 자기네 캠핑자리 20%더 내는 곳이라고 우리보고 가래!”

 

분위기를 보니 다소곳하게 떠날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사실 이 청년들은 이곳에 자리를 잡을 때 눈꼬리를 올리고 이들을 지켜본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자리(T41) 양 옆(T40, T42)의 독일인 부부와 폴란드에서 오스트리아로 온 이민 2세대인 아저씨도 보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서기보다는 남편처럼 “자기네들이 알아서 가겠지..”뭐 이런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다혈질 아낙이 나섰으니 귀를 쫑긋 세우고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나의 요구에도 청년이 떠날 생각을 안 하니 우리의 좌측 이웃인 T42자리의 독일인 아낙도 독일어로 한마디를 거듭니다.

 

“여기 캠핑장 자리는 돌로 다 표시가 되어있는데, 거기는 캠핑장 자리가 아니에요.”

 

이쯤 되니 우리의 우측 이웃인 T40 자리의 윈드서퍼 폴란드 아저씨도 거듭니다.

 

“여기는 캠핑자리가 아니고 저쪽으로 가면 비어있는 캠핑자리가 있거든요.”

 

양 이웃의 협동작전으로 우리의 조망권을 방해하던 젊은이들은 갔습니다.

 

제 이웃들의 간접적인 언어처럼 “이곳은 캠핑자리가 아니다.”보다는 “남들보다 20%나 더 준 내 자리의 조망권 방해” 처럼 직접적인 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더 자극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문제를 살짝 회피하는 것이 더 편한 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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