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한 나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언니한테서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내가 울언니랑 같이 살 때 우리에게
해만 끼쳤던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용서하려고 애써도
한동안은 용서가 안 되던..
그곳을 떠난 나는 이제 잊은 사람이지만,
아직도 그곳에서 살고있는 언니는 좁은 한인 사회에서
그 여자의 소문을 종종 들은 모양입니다.
여러 한국사람 등쳐서 먹고 사는 수준에서
그 이하로 더 떨어지고 있다는..
(한동안은 마약 한다는 소문도 들렸고..)
언니가 식당을 오픈하고 얼마 안 되서
식당에서 주력하는 메뉴와 상관없는
아주 엉뚱한 메뉴를 주문해서 언니가
누가 이런 주문을 했나 살짝 내다봤더니만,
그 여자가 다른 한국 여자랑 같이 식당에 앉아있더래요!
행색도 말이 아니고..
그렇게 한번 보고 다시 잊혀지나 했더니만,
카지노에 갔다가(언니 식당에서 카지노에
음식을 납품하는 관계로 결제차) 놀음하고 있는
그 여자를 봤다고 하더라구요.
이제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카지노에서 놀음을 하고 있는 그 여자를.
언니는 맘이 많이 안 좋았다고 합니다.
더 이상 미움이나 원망은 없지만,
전에 함께 살던 사람이 그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는 것이!
그렇게 아픈 맘을 표현하는 언니에게는
“더 열심히 살라”고 했습니다.
“언니를 아는 누군가가 다시 언니를 봤을 때,
훨씬 더 좋은 모습(상황)을 보여줘서
그 사람이 언니처럼 가슴 아파하는 상황
(=나쁜상황)은 만들지 마!”
그것이 더 잘 살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라구요!
그리고 추억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제가 20대 초반 때 만나던
(여자)동생이 있었습니다.
집이 정릉이고, 차도 중형으로 몰고 다니던
나랑은 정말로 수준차이가 팍~나는 그런 동생!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별로 가진 것도 없었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었거든요.
어느 날인가는 내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 나는 나중에 내가 아는 사람(특히 사랑하던)을
거리에서 다시 만나게 됐을 때
그 사람이 나보다 훨씬 더 좋은(잘 사는)
상황이 였음 좋겠어. 나보다
더 못한 것 같이 보이면 내 마음이
아플 테니까 말이야~
물론 나는 잘 살고 있을꺼야!
난 열심히 살 예정이거든..”
그랬더니만 이 동생이 날 한번 빤히 쳐다보더니 ...
“언니가 뭘 해서 잘 살건데?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으면서
잘 살겠다는 집념만 가지면 잘 살아지나?”
하면서 날 비웃듯이 쳐다보며 씩 웃더라구요.
이 일이 있고 난 후에
난 3일 동안 울었더랬습니다.
(동생이 말한 것이 현실이긴 했지만)
내가 애정을 가지고 대했던 동생에게서
아무리 가진 것 없는 언니(친구 같은)지만,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은 참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동생도 마찬가지로 나한테 이렇게 상처를 주고
3일 동안 계속 밥도 못 먹고 힘들었다고..
3일이 지난 후 전화해서는
대성통곡을 하더라구요!
이런 일이 있었더랬습니다.
기억도 까마득한 옛날에…
(물론 지금은 연락이 끊어져서 소식조차 모르지만)
그리고 2년 전 인가..
한국에 있을 때 정말로
내 첫사랑을 마주쳤습니다.
날씨가 쌀쌀했던 것으로 기억나는 계절에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편의점 앞의 테이블에 앉아서
꼬마김치도 없는 사발면을 어떤 여자랑 나란히
먹고있는 그 사람을..
처음에는 긴가 민가하는 생각에
다시 살짝 지나치듯 봤지만,
분명 그 사람이었습니다.
허룸한 잠바에 운동화.
그리고 저녁 늦은 시간에 추운 거리에 앉아서
(따뜻한 분식집도 아니고) 사발면을 먹고있는
그 사람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나보다 나쁜 상황인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렇게 그 사람을 스치듯이 만난 후에,
난 며칠동안 아주 많이 우울했었습니다.
“우쒸! 나보다 더 잘살고 있어야지!
그래서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말았어야지…”
라고 수없이 되뇌이면서..
나는 잘 살 겁니다.
그리고 잘 살 예정입니다.
최소한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 다시
나를 스치듯이 보거나 소문을 들었을 때,
내가 힘들게 살아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가 알던 사람들도 나보다
더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음 하는 바람입니다.
나보다 못 살아서 내가 더 기분이
좋은 거 보다는 더 마음이 아픈 이유는
왠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두서없이 이렇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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