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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91-한국 세관에서 반입이 안 되는 꽃씨.

by 프라우지니 201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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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올라가는 이 여행기속의 날짜는 2013년 3월 중순이지만...

이 글을 여러분이 읽으시는 시기는 2014년 2월25일이겠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14년 1월25일입니다.

 

저는 2013년 5월 18일 뉴질랜드를 출국해서 중간에 한국 경유, 오스트리아 도착~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경유 다시 뉴질랜드로 2013년 9월21일에 들어왔습니다.

 

이 일은 제가 오스트리아 가는 길에 10일 경유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가는 중에 세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오스트리아로 들어가는 마눌에게 남편이 부탁한 것은..

푸카키 호수변에서 주운 커다란 솔방울을 보냈습니다.

 

 

 

사진상 오른쪽에 쪼맨한 솔방울이 보통 크기의 솔방울입니다.

 

이 솔방울의 크기는.. 보통 복수박 정도입니다.

복수박도 큰 크기에 해당하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생긴 솔방울을 퀸즈타운 근처 도로의 커다란 과일가게에 가면 살수도 있습니다.

돈주고 사기에는 조금 거시기한데, 호수변에서 주었으니 기념으로 챙긴거죠!

 

처음에는 이것에 “잣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었는데..

위에 벌어진 부분에서 나오는 것은 잣이 아닌 씨였습니다.

 

솔방울을 보내면서도 남편은 이것이 오스트리아까지 들어갈꺼라는 생각은 안 하는거 같았습니다. 가져가서 뺏기면 할 수 없는 것이고.. 통과하면 다행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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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입국을 해서 짐을 찾고, 공항으로 나가기 전에..

가끔씩 보면 여행가방을 열고 세관직원의 처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무슨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무작위로 세관직원의 눈에 들면 가방을 열어야 한답니다.

 

저도 사온 것 아무것도 없는데, 세관직원한테 불려가서 가방을 연적이 있습니다.

 

영세민 신분이다 보니 면세점지역에 가도 별로 관심이 가는 것이 없습니다.

아예 살 생각을 안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별로 잘못한 것도 없고, 사온 것도 없으니 당당하게 가방을 열어주고..

세관직원을 만난 김에 이런저런 얘기를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공무원이세요?” (요새 하도 계약직이 많아서리..)

 

조금 넋나간 표정으로 날 보던 세관직원의 말!

 

“저희 세무고시 합격해서 여기에서 일하는 겁니다.다 공무원이예요!”

 

아! 그렇군요! 공항의 세관직원들은 공무원이군요!

 

“저 여행에서 오는 사람 중에 여행가방 여는 것은 어떤 사람들이 열게 되나요?

혹시 중간에 사전 정보 같은 거 받고 여는 건가요?“

“아니요. 대부분은 무작위로 골라냅니다.”

 

아! 그렇군요! 세관직원에게 “당첨”이 되어야 가방을 열게 되는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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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의 몹쓸 놈의 호기심이 일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나쳤다면 다 건질 수도 있었을텐데...^^;

공항을 나오기 전에 괜히 세관 직원한테 가서 물어봤습니다.

 

“나 솔방울 가져왔는데, 이거 반입이 되나요?”

“이건 저희의 품목이 아닌데, 잠시만 기다리세요. 검역팀 불러드릴께요!”

 

나랑 애기하던 세관직원은 20대 젊은총각이였는데..

검역팀에서 나온 아저씨는 50대로 보이는 깐깐한 아저씨였습니다.

 

제가 가져온 솔방울을 보시더니만 용도를 묻습니다.

 

“관상용으로 가져왔는데요.”

“그럼 반입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거 가져온 것은 없습니까?”

“꽃씨를 조금 가져왔는데요.”

“꽃씨요? 그건 안 되요!”

“아니 솔방울에도 씨가 박혀있는데, 왜 솔방울은 되고, 꽃씨는 안되죠?”

“솔방울은 관상용이라면서요?”

 

깐깐하신 검역팀 아저씨의 말씀은..

 

씨가 주렁주렁 달린 솔방울은 관상용이니 반입이 되지만..

꽃씨는 반입이 안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오다가 식물 검역팀에 뺏긴 꽃씨는 바로 이 “러설 루핀스” 꽃씨였습니다. 테카포 호수변의 여름에 지천으로 피는 꽃!

 

콜리지 호수, 아후리리 강 상류지역, 테카포 호수등등..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꽃색도 다양하게 열심히 꽃씨를 챙겼건만..

 

“제가 18일 입국했다가 28일에 오스트리아로 출국할 때 가져가려고 가져온 것인데..

한국에서 쓸 것이 아닌데요?”

(사실 오스트리아 (시엄니)와 필리핀(언니)에 줄 선물로 챙겨온 것인디..)

 

“그럼 공항내 보관소에 맡겨놨다가 출국할 때 찾아가세요.

아니면 제가 가져다가 폐기처분 합니다.”

 

무료 보관소도 아니고, 10일 맡기는데, 보관료 15,000원!

꽃씨 한줌을, 10일 보관하는 데는 조금 과한 금액입니다.^^;

 

꽃씨가 10kg였다면 합당한 가격이지만..

한줌도 안 되는 꽃씨 보관가격을 15,000원이나 내라니요?

 

“아니, 꽃씨는 외국의 기념품가게에 가면 살 수 있는데, 그런 걸 사오면 어떻게 되나요?”
“원래 그런건 반입하면 안 됩니다. 적발시는 벌금이 10만원입니다.”

 

여러분 꽃씨가 국내 반입이 안 되는걸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이때까지 전혀 몰랐습니다.

 

육류,치즈 종류가 반입 금지품목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꽃씨가 반입금지 품목이고, 적발시 벌금이 10만원인줄은 몰랐습니다.

 

씨가 더덕이 붙어있는 솔방울은 관상용이여서 반입이 되는데..

관상용으로 들여와서 그 안에 들어있는 씨를 심으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루핀 꽃씨는 가루로 만들어서 차로 복용해도 좋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다음에 루핀 꽃씨를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갈 때는 “식용가루”를 만들 예정인 “루핀”(꽃은 싹 빼고..^^)“라고 할 예정입니다.

 

깐깐한 검역아저씨랑 30여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지만..

 

“관상용”이나 “식용”이라고 했으면 반입이 될 수도 있었는데.. 내 루핀 꽃씨는 “꽃씨”라는 이유만으로 뺏겨야 했습니다.

 

내가 세관의 무작위 검문에 꽃씨가 걸린 것도 아니고..

심심해서 솔방울 물어봤다가 일이 이리 커진 것이고..

 

내가 사는 곳이 원래 한국이 아니고..

 

한국은 중간에 잠깐 경유한 후에 오스트리아로 가져갈 품목이라고... (솔직히 요새 한국에 정원 가꾸면서 꽃 심는 집이 몇 집이나 되냐구요?)

 

그렇게 사정을 했건만..

 

내가 만났던 이 검역아저씨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는 이름이 금으로 장식된 머리띠인양 무지하게 자랑스러워하는 부류의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공무원한테는 모두들 설설 기어야 하는거죠?

 

말끝마다..

 

“이 양반 말귀를 못 알아 들으시네?”

 

이 말이 내내 귀에 거슬렸습니다.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해도 한국어를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닌디..

그냥 공무원이 “안돼요!” 하면 안 되는 것인지..

 

꽃씨 한줌의 10일 보관료가 15,000원이니 내고 보관을 하던지..

아니면 공항에서 압수를 당하던지..

 

그 외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그것이 궁금합니다.

 

내 꽃씨를 몽땅 싸 들고 검역반 아저씨가 사라진 후에 허탈해 하는 내 모습을 보던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세관 총각이 한마디 했습니다.

 

“저(검역)양반이 조금 그렇네요!”

 

항상 그리운 대한민국이고, 항상 그리운 내 언어이지만..

검역아저씨같은 한국 사람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사람을 얕잡아보는듯한 행동과 말투!

그것이 간만에 한국을 찾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대한민국에서 보여준 행동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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